고령운전자 운전능력 검사, 면허 갱신 전 꼭 확인하세요

밤길 운전이 무서워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해가 지면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앞차 미등이 겹쳐 보이는 날도 있었고, 맞은편에서 전조등이라도 세게 비추면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예전 같으면 눈 감고도 다니던 동네 길인데 말이다.

그래도 운전대를 놓는다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았다. 거의 50년을 운전했다. 아이들 등하교시키고, 아내와 여행 다니고, 부모님 병원에 모셔다드릴 때도 늘 내가 운전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식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버지, 이제 운전 조금 줄이시는 게 어때요?”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아직 몸도 멀쩡하고 정신도 또렷한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그만하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근데 말이죠. 꼭 면허를 반납할지 말지부터 결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 전에 먼저 해볼 게 있었다. 지금 내 눈과 판단력, 반응 속도가 운전하기에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고령운전자 운전능력 검사, 왜 먼저 받아봐야 할까?

나이가 같다고 운전 실력까지 똑같을 리는 없다.

70세라고 모두 운전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운전했다고 예전과 똑같은 것도 아니다.

그러니 나이만 보고 “이제 운전하면 안 돼”라고 하기보다는 최근 운전하면서 달라진 게 없는지부터 살펴보는 편이 낫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 밤만 되면 차선이나 사람이 잘 안 보인다.
  • 맞은편 전조등을 보고 나면 잠깐 앞이 흐릿하다.
  •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보면 예전보다 당황한다.
  • 익숙한 길인데 순간적으로 방향이 헷갈릴 때가 있다.
  • 주차하면서 거리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 급브레이크를 밟는 일이 전보다 잦아졌다.

한두 번 그랬다고 바로 운전을 그만둘 일은 아니다.

근데 이게 자꾸 반복되면 나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나이 먹으면 다 그렇지” 하고 넘겼다. 그러다 또 밤길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 것 같아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걸 몇 달이나 반복했다.

자식들이 운전 그만하라고 할 때, 이렇게 말해도 된다

사실 가족끼리는 이 문제가 더 어렵다.

자식은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나를 늙은 사람 취급하나?” 싶을 수 있다. 괜히 서운해지고 말투부터 퉁명스러워진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무조건 그만두라고 하지 말고, 내가 검사 한번 받아볼게. 결과 보고 같이 얘기하자.”

이렇게 하면 적어도 ‘나이’ 가지고 싸울 일은 줄어든다.

인지기능이 걱정된다면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인지 선별검사를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지기능이라고 하면 괜히 치매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꼭 그런 뜻만은 아니다. 주변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필요한 행동을 제때 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운전할 때는 이 모든 일이 몇 초 안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신호를 보고, 보행자를 발견하고, 위험한지 판단한 다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했던 일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 짧은 판단이 버거워질 수 있다.

면허 반납 아니면 계속 운전? 꼭 둘 중 하나일 필요는 없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면허를 가지고 있으면 계속 운전하는 거고, 아니면 아예 반납하는 거라고.

근데 꼭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내가 불안한 상황부터 하나씩 피하면 된다.

단계 이렇게 줄여보기 피할 수 있는 상황
1단계 익숙한 동네만 운전 낯선 길에서 오는 부담
2단계 낮에만 운전 야간 시야 저하
3단계 비·눈 오는 날 쉬기 미끄러운 도로와 시야 방해
4단계 장거리·고속도로 줄이기 피로와 빠른 돌발상황
5단계 택시·대중교통 섞어서 이용 운전에 대한 의존

“오늘부터 운전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하면 누구라도 덜컥 겁이 난다.

대신 “일단 밤에는 운전하지 말아야겠다” 정도부터 시작하면 생각보다 부담이 덜하다.

나중에는 가까운 병원이나 마트만 다니고, 먼 곳에 갈 때는 버스나 택시를 타보는 식이다.

막상 해보니까 운전을 줄인다고 바로 생활이 막막해지는 건 아니었다.

결국 운전대를 놓게 만든 건 비 오는 날 몇 초였다

어느 비 오는 밤이었다.

골목에서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왔다.

뒤늦게 발견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조금만 늦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몇 달 동안 자식들이 했던 말보다 그날의 몇 초가 훨씬 크게 다가왔다.

다음 날 아침 주민센터를 찾았다.

창구 앞에서 기다리는데도 마음 한쪽에서는 계속 미련이 올라왔다.

‘조금만 더 탈까?’

수십 년 동안 가지고 있던 면허다. 종이 한 장 반납한다고 생각하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막상 내 일이 되니 그렇지가 않았다.

면허 반납 지원금, 여기서 많이 헷갈린다

면허를 반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하나는 꼭 확인해야 한다.

지원금과 지원 연령은 전국 어디서나 똑같지 않다.

지역마다 대상 나이도 다르고, 교통카드를 주는 곳도 있고 지역화폐 형태로 지원하는 곳도 있다. 금액도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면허 반납하면 얼마 받는다더라” 하는 말만 듣고 주민센터부터 찾아가면 헛걸음할 수도 있다.

서울처럼 일정 연령 이상을 대상으로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연령이나 지급 방식 자체가 다를 수 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이건 작년에 받았던 사람 이야기만 들어서도 안 된다.

예산이나 사업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서 내가 사는 시·군·구의 올해 기준을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운전을 그만두면 정말 발이 묶일까?

솔직히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것도 이거였다.

“이제 어디 한번 가려면 매번 자식한테 태워달라고 해야 하나?”

그게 싫었다.

그런데 막상 운전을 안 해보니 생각보다 방법이 있었다.

65세 이상이라면 지역과 교통수단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지원이 있고, 지자체에 따라 어르신 교통비나 별도의 이동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차를 아예 처분한다면 보험료, 자동차세, 기름값, 정비비처럼 계속 들어가던 돈도 줄어든다.

근데 여기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게 하나 있었다.

손바닥에 땀이 나지 않았다.

버스 창가에 앉아 있는데 맞은편에서 차가 달려와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뒤차가 바짝 붙는다고 초조해할 일도 없었다.

그냥 창밖을 봤다.

몇십 년 만에 처음이었다.

운전할 때는 앞차 꽁무니만 보느라 몰랐는데 동네 벚꽃이 꽤 예뻤다. 골목 담벼락에 능소화가 피어 있다는 것도 그제야 보였다.

처음에는 면허를 반납하면 자유를 잃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다른 자유가 생겼다.

아직 면허 반납이 망설여진다면

당장 면허증부터 들고 주민센터로 갈 필요는 없다.

오늘 밤 운전할 때 내가 예전과 달라진 게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된다.

밤에는 잘 보이는지, 갑자기 사람이 나타났을 때 바로 반응할 수 있는지, 운전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예전보다 유난히 피곤하지는 않은지.

조금 걱정된다면 운전능력이나 인지 상태를 확인해보고, 그다음에는 밤 운전부터 줄여보는 것이다.

버스나 택시도 한번 타보자.

그렇게 해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사실 이게 핵심인데, 면허를 반납하는 건 운전을 못한다는 걸 인정하는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내가 책임지고 해왔던 일을 언제쯤 내려놓는 게 좋을지 내가 직접 결정하는 일에 가깝다.

나 역시 운전대를 놓기 전까지는 몰랐다.

손바닥에 땀이 나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편한 일인지.

말이 길어졌는데, 만약 면허 갱신이나 적성검사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 내 나이에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먼저 확인해두는 게 좋다.

65세 이상이라도 나이와 면허 종류에 따라 갱신·적성검사 절차와 준비물이 달라질 수 있다.

막상 갱신 기간이 닥쳐서 준비물을 찾기보다는, 온라인 신청이 가능한지부터 필요한 검사와 준비물까지 한 번에 확인해두면 훨씬 편하다.